2025년 06월 20일(금)

헌혈의 날, '119번째' 헌혈로 의미더한 119 소방대원

헌혈의 날, 119번째 헌혈한 소방대원


세계 헌혈자의 날이었던 지난 14일, 119번째 헌혈을 진행한 119 소방대원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16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임실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 13년 차 소방관 황정택(43)씨는 119번째 헌혈을 하기 위해 전주시 완산구 헌혈의집 고사동센터를 찾았다.


이날로 119번째 헌혈을 진행한 황씨의 나눔은 그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부터 이어졌다.


황씨는 "그때는 헌혈하면 간식을 준다고 해서 친구들이랑 같이 갔다"며 "뭔가 큰 생각을 가지고 했던 건 아니고, 아무 생각 없이 참여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임실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 소방관 황정택(43)씨 / 뉴스1


이어 "그러다가 대학생 때 성당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며 "나도 무언가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돈도 시간도 여유가 없던 때라 내가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헌혈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헌혈은 황씨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는 "피를 나눈다는 건 내 건강도 지키면서 다른 사람도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약을 먹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헌혈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헌혈을 계기로 오히려 스스로 건강을 더 챙기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도 몸속에 지니고 있는 '피'로 다른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는 게 황씨의 말이다.


인사이트임실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 소방관 황정택(43)씨 / 뉴스1


헌혈을 '축복'이라고 표현한 황씨는 현재까지 58회의 전혈(혈액의 모든 성분을 기증하는 방식), 61회의 혈장헌혈(혈액에서 혈장 성분만을 분리해 기증하는 방식)을 진행했다.


이날 119번째 헌혈을 통해 소방관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더한 그는 앞으로도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꾸준히 헌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씨는 "불이 나면 시민들은 도망가지만, 소방관은 그 반대다. 불을 끄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 않냐"며 "헌혈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하지 않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늘이 무서워서 안 한다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한두 번 해보면 별거 아니다"라며 "너무 어렵거나 무섭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번 아무 생각 없이 와보면 그 자체로 충분한 나눔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